Hall Story
어두운 홀과 밝은 아치존

웨스턴홀에서 촬영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시간표가 아니라 지도입니다. 본식이 열리는 어두운 홀과 밝은 아치 촬영존이 서로 다른 공간이라, 하루 동안 두 곳을 오가야 하기 때문입니다. 어느 사진을 어느 쪽에서 남길지 정해 두지 않으면 이동에서 시간이 다 빠집니다.
KEY POINTS
본식이 열리는 홀은 벽과 바닥이 검정에 가깝게 가라앉고 샹들리에와 촛대 불빛만 남습니다. 반면 흰 아치와 기둥 장식이 있는 촬영존은 밝고 고른 빛이라, 같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사진으로 나옵니다. 이 두 곳은 별개의 공간으로 보입니다.
밝은 쪽에서는 소파에 앉은 가족사진과 기둥 배경의 다정한 컷이 나옵니다. 어두운 쪽에서는 분홍빛 대형 플라워 조형물 사이에 홀로 선 신부처럼 조명 대비가 큰 장면이 나옵니다.
그런데 장소가 둘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. 흰 장미와 안개꽃 화단이 이어지는 통로는 조명에 따라 하루에 두 번 다른 장소가 됩니다. 밝을 때는 부케를 든 신부의 정면 전신컷과 드레스 트레인을 늘어뜨린 뒷모습이 나오고, 조명을 낮춘 본식에서는 같은 자리가 촛대 불빛만 남은 어두운 통로로 바뀝니다.
이 홀에서 남은 사진 가운데 사람이 여럿 들어온 컷은 대부분 짧은 시간에 몰려 있습니다. 한복을 입은 두 어머니와 신부가 흰 꽃 아치 앞에 나란히 선 컷, 세 사람이 하트 손모양을 만든 컷이 같은 자리에서 이어집니다. 이런 사진은 그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.
그래서 누구와 몇 장을 남길지 미리 적어 두면 좋습니다. 명단이 없으면 정신없이 지나간 뒤에 한 분이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. 반려견과 함께 앉은 가족사진도 여기에 포함됩니다.
화동 테이블 앞에 두 사람이 나란히 선 정면 컷은 뒤로 초록 벨벳 의자와 원형 테이블이 넓게 들어와, 홀 전체를 설명하는 사진이 됩니다. 단체컷과 같은 시간대에 함께 담습니다.
혼자 남는 컷도 명단에 함께 적습니다. 플라워 가랜드 아래에서 나비넥타이를 매만지는 신랑, 대형 플라워 조형물 사이 계단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처럼 사람이 몰리기 전에만 가능한 자리가 있습니다. 단체컷이 시작되면 그 계단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분들이 서 있게 됩니다.
반지 모양 풍선을 들고 반려견을 안은 신랑이 하객 박수를 받으며 통로를 걸어 들어온 예식이 있었습니다. 순서지에는 그냥 신랑 입장으로 적혀 있을 장면입니다. 이런 연출은 알고 있으면 통로 정면에서 받을 수 있고, 모르면 옆에서 지나가는 뒷모습만 남습니다.
예식이 끝난 뒤 반려견을 안은 채 부케를 든 신부와 나란히 선 기념컷도 따로 있습니다.
주례가 진행되는 동안 뒤편 스크린에 예식 화면이 함께 비치기도 합니다. 프레임에 스크린을 넣으면 현장 분위기가 남고, 빼면 두 사람만 남습니다. 그래서 두 각도를 다 담아 둡니다.
아버지와 손을 잡고 걸어오는 신부를 통로 정면에서 담으면 뒤쪽 빛이 인물 윤곽을 따라 들어옵니다. 표정을 또렷하게 남기려면 각도를 조금 틀어야 하고, 아치형 천장의 샹들리에 전체를 프레임에 넣으려면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. 두 가지를 한 컷에서 동시에 얻기는 어렵습니다.
촛대와 꽃 장식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나란히 선 장면도 빛이 뒤에서 들어옵니다. 반지를 끼워 주는 손끝처럼 좁게 보는 컷은 가까이, 색종이 꽃가루가 흩날리는 퇴장처럼 넓게 보는 컷은 멀리 서게 됩니다. 예식 진행 중에 이 거리를 몇 번 바꿉니다.
하객이 각자 휴대폰을 들어 촬영하는 장면 자체가 사진에 담기기도 합니다. 통로 양옆이 모두 사람이라 이동할 폭이 좁아지는 시간대입니다. 그래서 행진이 시작되기 전에 자리를 잡습니다.
연분홍 한복으로 갈아입고 피로연장에 선 두 사람의 상반신 컷이 이 홀 사진의 마지막에 있습니다. 드레스와 턱시도로 하루를 마치는 것과는 다른 마무리입니다. 표정이 편해져 있어서, 앞선 예식 사진과 나란히 두면 하루가 끝났다는 게 보입니다.
갈아입는 시간이 있으면 촬영도 그만큼 뒤로 밀립니다. 한복 컷을 원하신다면 예식 전 상담에서 미리 말씀해 주십시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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